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'오늘부터는 며칠 밤새서라도 진도를 빼자'는 생각이 듭니다. 시험 전날만 푹 자면 그래도 괜찮을 거라는 계산도 함께 듭니다. 그런데 실제 연구 결과는 이 두 가지 생각 모두에 반대되는 이야기를 합니다.
하버드 의대 자료는 '밤샘 시험 준비 세션이 실제로 학점을 낮춘다'고 명확히 밝히고 있고, MIT 화학과 학생 88명을 한 학기 동안 웨어러블 기기로 추적한 2019년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제 자야 성적에 도움이 되는지까지 수치로 보여줍니다.
수면 지표별 성적 상관관계
결정적인 건 시험 전날이 아니라 지난 한 달
이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시험 전날 밤의 수면과 성적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점입니다. 대신 시험 전 한 달, 그리고 한 주 동안의 수면 기간과 질이 성적과 더 강하게 연관됐습니다. 다시 말해 '오늘 하루만 잘 자면 된다'는 벼락치기식 계산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. 이 결과는 88명의 MIT 화학 학생을 대상으로 한 표본이라 모든 학생에게 그대로 적용되진 않을 수 있지만, 방향성 자체는 참고할 만합니다.
왜 벼락치기가 손해일까
수면은 낮 동안 습득한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옮기는 공고화 과정을 담당합니다. 벼락치기로 며칠씩 밤을 새우면 이 공고화 과정이 반복적으로 생략되고, 그렇게 쌓인 손실은 시험 전날 하루 푹 잔다고 해서 단번에 회복되지 않습니다. 밤샘 자체가 성적을 낮춘다는 결과가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.
결국 시험 성적을 가르는 건 '오늘 밤 몇 시간 잤는가'가 아니라 '지난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가'입니다. 지금 당장 벼락치기 중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. 오늘부터라도 규칙적인 수면으로 돌아가는 게 남은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입니다.
